15세의 여자 환자분이다.
중학교 2학년을 다니면서 학교 생활에 힘겨움을 느꼈고, 1년간 어학연수 도중 폭식증이 시작이 되었다.
많은 폭식증 환자분들이 그렇듯이 최초의 시작은 다이어트였다.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고 요요현상을 겪으며 식욕이 증대되어 폭식을 하게 되었고, 폭식으로 인한 체중증가의 두려움으로 처음에는 거식을 하다가 힘이 들면 폭식을 하고, 이것을 반복하다 보면 도리어 체중이 증가를 한다.
매일 먹은것은 다 토했다. 하루 종일..
이때 구토를 습관화 하면 체중증가가 덜하기 때문에 많은 안심을 준다.
그래서 거식보다 구토는 시작을 하면 중단하기가 어렵다.
폭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구토를 통해 체중의 증가를 막기 때문이다.
심하게 반복되면 알콜중독 보다 무섭다.

환자분이 폭식증을 호소하게 될 때 많은 경우 논리적으로 증상을 설명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많은 감량 이후 폭식이 터져서 그리고 거식과 폭식의 반복.
마침내 구토까지.. 일련의 상황이 매우 논리적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환자분의 설명을 그대로 믿고 따르면 폭식을 치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또 치료율도 높지 않다.
환자분의 설명 이면의 무의식적 상황과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여 폭식과 구토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 환자분으로부터 찾아낸 근본원인은 학교 생활에 대한 불안이다.
이 원인을 찾게된 계기는 어학연수나 유학 생활 동안 힘겨움이 크기 때문에 폭식이 증가하고 보통의 경우 집으로 돌아오게 되면 증상이 가벼워진다.
하지만 이 환자분은 집에와서 그리고 12월 1월이 되면서 점점 폭식과 구토증상이 심해졌다.
심리치료동안 재작년 학교생활의 두려웠던 것, 힘들었던 것들을 찾아내어 다양한 관점 하에서 그 상황들에 대해 재 정리를 하고, 무의식은 2년전에 머물러 있지만 지금은 그 상황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 치료를 통해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주된 호소는 폭식과 구토 였지만
불안정한 눈빛, 수면의 불편(잠들기 힘들고, 잘깨고, 꿈이 많고, 일어나기 힘들고), 가슴 답답함, 목마름, 한숨 등의 신경증적인 증상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