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치료 사례

49세 여성의 우울증 치료사례입니다.

주요 증상

  • 극심한 우울감
  • 소통이 어려울 정도의 무력감
  • 불면증과 소화불량이 있음

치료 결과

  • 총 치료기간 3개월 소요
  • 1개월 후 가족들의 지지와 환자의 신뢰도 형성
  • 2개월 후 기력을 조금씩 찾기 시작함
  • 3개월 후 우울증, 무기력함 증상 개선

자하연의 진단

1

심리적 상황

예전 담임선생님 같은 느낌의 아주 선생님 다운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고3의 아들, 고1의 딸을 슬하에 두고 계신 편안하고, 푸근한 어머니였다.
이 나이때의 여성들은 보통 시댁일, 경제적 문제, 자녀문제가 주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경우에는 별다는 일들이 없었다. 말할 기력도 없어서 소통자체가 힘든 상황이었다.

1개월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알아낸 사실이 있다. 선생님의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
요즘은 선생님께도 많은것이 요구되는 세상이다. 학생도 학부모도 예전과 같지 않다.
자주 학부모와 소통해야 하고, 연구수업, 발표수업, 학부모 참여 수업과 같은 발표도 늘었다.
30년 가까이 한 직업에서 성실히 임해온 베테랑선생님께도 이런 환경적 변화가 무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평가가 좋았기에 참관수업, 외부 평가와 관련된 발표 수업을 이 선생님이 도맡아 하셨다.
재미도 있었고, 자긍심도 생겼고, 상황을 즐긴다 생각했지만 부담은 어쩔수 없었다.
조금씩 피로한 상황들, 스트레스 상황들을 참아가며 극복해 왔는데, 작년 들어서 아들이 고3이 되고, 선생님은 차로 1시간 가까이 출퇴근 해야하는 곳으로 전근이 되고, 처음 부임하는 곳에서 기대도 크고 하다보니 몸과 마음에 부화가 걸린 것이었다.

현대인들은 항상 맥시멈으로 일한다.
그래서 여기에 몇가지만 신경쓸 일들이 더해지거나, 육체적으로 과로가 되는 상황들이 겹쳐지면, 일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이 선생님의 무기력 증상은 30년간 못 쉬어온 상황들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 밥도, 일도, 먹는 것도….
하지만, 어머니였고, 선생님이었기에 내맘대로 포기 할 수도 없다.

2

자율신경 검사

다행히 심장의 기능에 이상은 없었다.
육체적 피로가 높게 나왔고 정신적 피로는 아주 낮게 나왔다.
화나고, 분하고, 긴장하고, 불안한 교감신경의 활성이 거의 없다.
반면 안정을 주는 부교감 신경의 활성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현대인들은 어느정도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나고, 분함을 가지고 있는 상태가 정상일 수 있다.
예수, 부처가 아닌 이상 현대를 살아가며 편안함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기운을 찾아야 화도 나고, 불안도 느끼고, 재미도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은 화낼 기운도, 불안할 힘도 없는 상태이다.

3

적외선 체열진단

  • 신경을 많이 쓰는 머리를 제외하고 모두 냉함
  • 기초 체온이 매우 저하된 상태
  • 기초대사량이 적음

4

맥진, 복진, 설진

맥진

가늘고 약하며 빠른 느낌, 기운이 없고 무기력한 맥

설진

건조해서 진액이 고갈된 상황

복진

압진을 해보니 편안하게 느껴지는 [희안]이 감지됨

보통 가슴을 압박하면 10명 중 8명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1-2명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 경우는 기운이 쳐지고 누군가 기댈곳이 필요할 때, 지지가 필요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하연의 치료과정

1

심리 치료

첫 한달간은 긴 시간의 상담이 요구되었다.
우선 말하기 힘든 컨디션이어서 소통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자연스레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다.
1개월이 지나면서는 상황도 파악이 되었고, 신뢰도 형성되었으며, 가족분들도 지지환경을 잘 만들어 주셔서 상담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1) 오실 때 마다 오랫동안의 경험, 잘하신 부분들을 상기 시키며,
예전의 자신감을 회복할수 있도록 소통을 시도했다.

2)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남편분과 상담을 통해 집안일, 자녀분 관련 일들을 나누고, 함께 운동하고, 함께 식사하고, 함께 많은 부분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
본인에게도 스스로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을 피하고 당분간 도움을 받으며 휴식과 충전에 힘쓸 수 있도록 독려했다.

3) 가정 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양해를 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직장인에게 우울증이 있을때 두가지의 치료방법이 있다.
직장에서는 괜찮은듯 행동을 하며 적극적인 치료로 나가는 방법이 있고, 증상을 오픈하고 배려를 받으며 치료하는 상황이 있다.
지금은 괜찮은듯 행동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4) 휴식과 적절한 운동 그리고 균형있는 식사가 꼭 필요하며, 잘 지키게 되면 효과가 훨씬 빠르다.
하지만 의욕이 없기에 가족들의 배려와 도움이 필요하다.

2

한약 치료

흉부압진에서 [희안]이 진단되면, 처음에는 무조건 지지를 하는 약초들을 사용한다.
인삼, 백출, 건강, 계지, 자감초, 백복신, 용안육, 백자인 등의 단맛이 나고 따뜻한 성질을 가졌으며 고소한 향기의 성미를 주재로 한 약초를 통해 마음에 힘을 주고, 따뜻한 지지를 통해서 기력과 에너지가 충전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를 한다.

약 2개월간 마음과 몸을 보하는 치료를 했다. 1개월은 거의 호전이 없었다.
늘 무기력 했으며, 눈빛은 변함이 없었다.
의사는 이쯤되면 두려움에 떤다. 못고치면 어떡하지, 입원을 권할걸 잘못 판단했나.. 하고.
2개월이 다 되어갈 즈음… 가끔 기력의 회복이 있다고 말씀을 주신다.
남편분도 좋아 하시고, 운동도 이제 주 3회 정도 나가시고, 주말에는 외식도 하신다고 말씀을 주셨다.

이정도 상황이면 마음을 놓을만 하다. 증상이 잡혀가기 때문이다.
물론 한약의 효과만이 아니다.
심리치료시에 요구했던 지지상황이 형성 되었으며, 스스로도 노력을 많이 해주신 결과이다.

그리고, 호재도 있다. 3주 후면 방학이 온다.
분명 방학이 되면 호전의 속도가 훨씬 빠를것으로 예측된다.
방학이 되었고, 많은 호전을 보았으며 지지하는 한약을 1개월 더 처방하였고, 다음학기에도 불안감이 좀 남아서 1개월분의 기력상승, 감정조절, 마음의 안정 및 충전하는 한약을 1개월 처방하여 하루 1팩씩 복용하면서 1개월분으로 2개월 정도 치료를 받으시며 치료를 종료했다.

3

침 치료

침치료는 기력을 올리는 족소음신정격, 수소음심정격을 위주로 시술하였다.

치료결과,
그리고 자하연의 한마디

처음에 많이 당황스러웠던 환자분이다.
말씀을 못할만큼 힘겹고, 좌절감, 우울감이 심해서 처음 라포(의사와 환자사이의 신뢰감)를 형성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 상황에서 한방치료의 장점은 [보법]이 있다는것이다.
인삼, 황기, 백출, 계지.. 모두가 보하는 약이다.
사실 현대인들은 먹거리가 좋고, 영양이 충분하여 보약의 필요성이 예전보다 덜해졌다.

하지만 그만큼 심신이 지치고, 힘겨움이 클때 보약은 힘이 된다.
특히 약초들은 감성을 표현하고, 치료할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
몸을 보하는 보약들이 있으며, 용안육, 백자인, 향부자, 소맥, 소엽, 석창포, 산조인 들과 같이 마음을 보하는 약초들이 있다. 몸도 보하고, 마음도 함께 보하면 지지환경이 충분히 이루어진다.

꼭 상황이 해결되어야 스트레스가 없어지고, 마음이 홀가분해지는 것만은 아니다.
나의 몸이 변하고, 나의 마음에 힘이 생기면,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생기고, 여유가 생긴다.
한약으로 이런 변화를 유도하고, 심리적인 요법들로 현실의 변화를 일으키면 효과적으로 치료가 일어날 수 있다.

말을 할수 없을만큼 무기력할 때, 이것을 마음만의 문제로 가져가다 보면 치료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마음에 좌절감이 들고, 심리적으로 무력감이 올때는 몸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몸에 힘이 생기고, 기력이 생기고, 활력이 생기면 마음에도 힘이 생기고, 여유가 생긴다.

감사한 환자분이다. 걱정도 많이 했고, 시간도 오래걸린 환자분이었다.
고생한 만큼 보람도 큰 환자분이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