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우울증 치료 사례

49세 여성의 갱년기우울증 치료사례입니다.

주요 증상

  • 갱년기 우울증이 매우 극심함
  • 식사 등 기본적인 활동에도 무기력한 상태
  • 안면홍조, 수족냉증, 소화불량 동반
  • 가슴답답, 빈혈, 어지러움 동반

치료 결과

  • 총 치료기간 3개월 소요
  • 3단계 한약치료를 통해 우울증 치료
  • 기력회복 및 불면증 개선
  • 취미생활, 운동이 가능해짐

자하연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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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상황

49세의 여자 환자분으로 군대에 가있는 큰아들과 대학생인 둘째 아들, 그리고 남편이 있다.
둘째 아들이 재수를 한 후 작년에 지방대학에 합격을 해서 기숙사에 있다고 한다.
둘다 착하고 엄마에게 효도하는 타입이다. 둘째 공부에 신경을 썼는데 성적이 잘 안나와 서운함은 있다.
올초에 친정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늘 힘들게 하고, 경제적으로 상황적으로 신경 쓸것들이 많아서 괴로웠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짐을 던 느낌이다.
남편은 매우 가정적이고, 현재도 청소부터 왠만한 식사준비까지 알아서 잘 한다.
주말이면 손을 이끌고 등산이나 산책을 권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입맛도 없고,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
밥 하는것도 싫고, 친구를 만나거나 무엇을 하기가 싫다.
안면홍조, 수족냉, 소화불량, 가슴답답, 열감이 수시로 왔다갔다 한다.
잠도 잘 안오고, 아침에 일어날수가 없다.
빈혈, 어지러움도 동반되어 나타나고 있어 매우 괴로운 상태이다.

갱년기가 올 나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아무리 살펴봐도 상황적으로는 우울증이 올만한 이유가 없다.

2

자율신경 검사

전체적으로 심장의 기능상태는 20% 정도 과로 상태이지만 정상 범위로 볼 수 있다.
신체 상태는 다소 피로한 상태로, 감정이 매우 다운되어 있다.
부교감신경의 항진, 교감신경 활성의 감소가 감지되며 맥박수는 68회로 거의 평균에 가깝다.
스트레스 저항력 감소, 무기력, 심리적, 신체적 피로가 동시에 높은 상태이다.

3

적외선 체열진단

얼굴 부위에 열이 유독 심하다.
손은 차고 발은 더운 상태다 보니, 발을 내놓고 자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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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진, 복진, 설진

맥진

다소 느리고, 약하고, 무력하다. 가냘프게 뛰는 것이 특징

설진

혀 앞부분 3분의 1정도가 붉음. 전체적으로는 건조하고, 윤기가 없음.

복진

  • 흉부압진 거안 – 가슴부위 눌렀을 때 매우 답답하다.
  • 흉협고만 – 스트레스가 쌓이고 짜증이 심할 때 보이는 옆구리쪽의 답답감.
  • 중완/명치끝의 압통
  • 복부 전체적인 긴장감, 통증

자하연의 치료과정

1

심리 치료

갱년기 우울증은 갱년기 시기에 나타나는 우울증이다.
40~50대 갱년기가 되면 여성분들은 폐경이라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신체적 감정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몸의 진액은 마르게 되며, 감정이 격해지고 예민해진다.
특히 젊어서 화를 많이 참아온 분들은 화병증상이 겹쳐지면서 우울감, 짜증, 무기력, 불안 등의 증상이 심해진다.

본 환자분도 마찬가지이다.
결혼초 10년 정도 시부모님과 함께 생활을 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까탈스로운 시어머니로 인해 낮잠한번 제대로 잔적이 없다. 늘 신경이 쓰였다.
이런 힘겨움을 육아로 풀었다. 두 아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오직 아들들의 뒷바라지만 하며 젊음을 보냈다.
4년전 시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홀가분한 느낌이 들었지만, 서운함도 있었다.

이후 경제적으로 다소 어려움에 있는 친정에 자주 방문을 했다.
친정어머니의 경제적 상황, 질환 등으로 다소 신경이 쓰였다.
올초 친정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 우울감이 매우 심해졌다.
큰아들은 작년 입대를 했고, 작은 아들은 지방대에 합격해서 올초부터 기숙사에 있고, 주말에만 집에 오는 상황이다.

사실 환자분은 이 때만 기다리면서 살아왔다고 한다.
홀가분해지면 내가 하고 싶은 것 다하고, 즐기고 싶은 것 즐기면서, 여행이나 다니고 하려했는데…
원하는 순간이 오니 우울증이 와서 아무것도 할수 없다고, 괴로워하셨다.
남편 손잡고 여행한번 다녀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많은 이 나이대의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시간이 많아졌는데도 무엇을 해야할지, 무엇이 하고싶은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살면서 나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늘 가족을 위해 살아왔기에 정작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모르는 상태이다.

사실 2개월 후반까지 긴 상담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원하지도 않고 말씀도 없으셔서 긴 이야기를 나누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본인 자신을 이제는 찾아가시길 권유하는 상담치료가 계속되었다.
남편, 아들, 시부모님, 어머님의 욕구와 좋아하는 것, 관심있는 것은 매우 잘 알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해본적이 없기에 갑자기 나를 위한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어색하고 힘든 것이 당연하다.
친구를 만나거나 문화센타를 다녀보기도 하고, 운동이나 산책을 해보라고 지속적인 권유를 했다.
초반에는 가끔씩 한번 두 번 친구도 만나고 산책도 했지만, 별 큰 변화는 없어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약치료를 통해 몸의 컨디션이 회복되자 조금씩 모든 일에 활력을 찾아가셨다.

2

한약 치료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태이기에 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을 보하는 정심방 보심을 처방하고, 동시에 갱년기의 증상들을 완화하면서 호르몬 분비를 바로잡는 약초들을 추가하였다.
화병증상을 가라 앉히고,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약초들을 추가하여 1개월씩 3개월을 처방하였다.

처음 1주일은 효과가 있는 듯 보이더니 3개월 동안 증상의 변화가 거의 없어서 많이 힘든 케이스였다.
그러나, 다행히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부터 외출이 가능해지고 요가 등의 활동을 병행하면서 증상이 점차 회복되었다.

3

침 치료

1주일에 1회씩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심정격과 여성의 갱년기, 혈액순환을 돕는 소장정격 중 후계혈을 집중 치료하였다.
동시에 마음병을 다스리는 혈위인 내관, 공손, 감정을 이완하고, 따뜻하게 하지에 순환을 돕는 복류혈을 자침하였다.

치료결과,
그리고 자하연의 한마디

한마디로 매우 힘이든 환자분이셨다.
겉으로 들어나는 문제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치료의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자상하고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남편, 잘 성장한 아들들…
힘들게 하던 시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맘고생시키던 친정어머님 마저 돌아가신 것은 당시에는 힘든 일이긴 하나, 언젠가는 누구나 경험해야 할 일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다.
가난과 희생의 삶을 사셨던 6~70대의 어머니들에 비해
현재, 40대 후반 이후의 여성들은 왠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자식들만 잘 키워놓으면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그렇지 못한 듯 하다.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던 옛날과는 달리 사회는 더 복잡하고 가정과 개인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경제적으로도 훨씬 풍요로와졌지만 상대적 빈곤은 더욱 커졌다.
내 아이만은 잘 살게 하고 싶은 오늘날의 어머니들도 육아에 집중하다보니 자신을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이다.

삶이 힘들고 여유가 없더라도, 그 와중에 자기자신을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럴땐 가족이나 친구보다 좋은 취미 하나가 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노는 것도, 자유를 누리는 것도 다 훈련이 필요하다.
조금씩 틈틈히 연습하고 차곡차곡 적금들듯이 그 시간들을 쌓아두길 바란다.
그래야, 아이들이 장성하고 비로소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되었을 때 그 시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