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 우울증 치료 사례

38세 여성의 산후우울증 치료사례입니다.

주요 증상

  • 출산 후 3개월째로 우울감이 나타남
  •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음
  • 피로로 인한 우울감과 무기력
  • 육아에 전혀 참여할 수 없는 상태

치료 결과

  • 총 치료기간 3개월 소요
  • 3단계 한약치료를 통해 우울증 치료
  • 기력회복 및 불면증 개선
  • 일상과 육아참여가 가능해짐

자하연의 진단

1

심리적 상황

38세의 여자 환자분으로 출산한지 3개월 정도 지났다.
결혼한지 6년만에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출산을 힘들게 했다.
처음 2~3주는 아이도 예뻐하고 잘 지냈는데 1개월이 되면서 점차 힘이 들고, 육아를 할 수가 없고, 젖먹일 힘도 없어서 현재는 친정어머니가 거주하며 육아, 가사를 전담하고 있고, 남편도 직장과 가사를 함께 하는 상황이었다.

무기력하고, 입맛도 없고, 손발에 기운이 없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최근에는 불면증까지 생겨 눈에 다크써클도 생기고, 너무 힘이 든다고 호소하였다.
아이도 싫고, 남편도 밉고, 정말 살기 싫다는 생각만 든다고 한다.

 

2

자율신경 검사

전체적으로 심장의 기능 상태는 양호하다.
신체 상태도 정상 범위 내에 있으나 감정이 매우 가라 앉아 있었다.
자율신경은 부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있었고, 교감신경은 활성이 낮았다.
맥박수는 64회로, 평균 72회에 비해 낮은 상태였다.
스트레스 저항력도 떨어져 있었고, 심리적 피로가 높은 상태였으며 전형적인 우울증의 분포를 보여주고 있었다.

3

적외선 체열진단

가슴 얼굴 부위에 열이 많이 몰려 있었고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열이 많이 몰려 있다.
손, 발, 복부는 매우 냉하고 출산으로 인한 복부에 부종이 아직 덜 빠진 상태이다.
기초 대사량 및 말초 순환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진단된다.

4

맥진, 복진, 설진

맥진

다소 느리며 약하고 가라앉은 지맥.

설진

혀끝은 다소 붉으나 전체적으로 희고, 백태가 있음

복진

흉부 압진시 희안 – 보통은 가슴 부위를 누르면 답답한데, 안정감이 들고 지지 받는 느낌.
주로 피로가 쌓여 힘이 들거나 도움이나 지지가 필요할 때 나타남

자하연의 치료과정

1

심리 치료

전형적인 산후우울의 증상을 보여주는 상황이다.
여성분들은 출산을 하고 육아를 하게 되면, 매우 크게 당황을 하게 된다.
아이를 나아 보통으로 케어하면 잘 큰다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정말 육아를 해보면 힘든 일들이 많다.
결혼전에 직장을 다니고, 집에서 해주는 밥을 먹고, 청소나 빨래도 안하다가 아이를 낳게 되면 젖 먹이는 일부터, 재우고, 기저귀 갈고, 옷이나 유아용품 소독하고 등 할일이 산더미같이 많아진다.
처음 1~2개월은 그냥 하게 되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고 힘이 들게 된다.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나의 시간, 나를 위한 시간,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배아파서 아이를 낳으면 끝이겠지 했는데, 사실 정말 힘든 것은 아이가 태어나고 난 이후부터이다.
죽을때까지 끝도 없는 엄마로써의 길의 두려워지기 시작하고, 무섭고,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자체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엄마가 아이를 기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누구나 하는 과정인데, 나만 혼자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하고 있는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상태가 계속되면서 점차 자존감을 잃고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쌓여가면서 우울감이 지속되다가 결국, 심각한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충분히 힘들어할 수 있다고, 힘들어하는게 당연하다고 깊이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육아는 혼자만 안고 가야하는 짐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과 잘 역할을 배분하도록 하고 감정적인 지지와 공감과 더불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사안들을 공유하여 안심하고 육아를 이어갈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시켜주는 치료가 진행되었다.

2

한약 치료

1차적으로 우리 몸의 엔진인 심장이 과로하고, 지쳐서 감정의 조절 기능이 저하되고, 의욕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심장을 보하는 정심방 ‘보심’의 처방을 하였다.
이로써 심장이 기능을 회복하고, 마음이 안정되며, 기력을 올릴 수 있도록 하였고,
동시에 산후의 회복, 부종의 제거, 혈액순환과 어혈치료하는 약초들을 함께 처방하여 산모에게 산후조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맞춤처방을 더하였다.
1개월이 지나자, 점차 기력이 회복되었고 입맛이 돌아왔으며 육아에도 조금씩 참여가 가능해졌다.

2개월째 계속해서 ‘보심’처방으로 기력회복에 힘썼고, 조금씩 몸과 마음이 전과 같이 편안해지면서 일상의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3개월째 처방으로 ‘안심’을 하루 1팩씩 복용하게 하였다.
1개월 분을 2개월로 길게늘여서 복용하도록 함으로써 무리없이 점차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도록 하였다.

3

침 치료

침치료는 1주일에 한번씩 정심침방 심정격을 위주로 처방하였다.
소부, 대돈, 소충 등의 심장을 보하고, 심장의 에너지를 올리는 경혈점을 자극 하였으며 침치료시 호흡훈련과 함께, 짧은 시간이지만 인지행동 치료를 병행하였다.
침치료는 침 자체의 효과도 있지만, 그 시간동안 약처방이 몸에 잘 적용이 되는지 관찰하고, 환자분의 심정, 마음상태, 증상들을 확인하는 시간도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4

가족 치료

산후 우울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가족의 지지이다.
사실, 산후우울증의 원인은 산모의 심리적, 신체적, 환경적 변화에서 기인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환경적 변화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육아로 인한 불안이 커지고, 잠도 못자고, 일이 많아지고, 늘 아이를 케어해야만 하는 상황이 나를 힘들고 지치게 하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남편의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 환자의 경우, 친정어머님께서 함께 거주하면서 육아 및 가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고 따뜻하고 수용적인 성향의 남편의 도움으로 인해 호전이 빠를 수 있었다.

보통은 다른 가족이나 산후도우미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지만 다른 부분에서 절약을 하더라도, 도우미를 쓰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주 1~2회, 파트타임으로만 고용을 하더라도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아주 잠깐이라도 산모가 그 시간동안 휴식하고 충전하며, 짧게라도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산후우울증 예방과 회복에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치료결과,
그리고 자하연의 한마디

산후우울증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이 환자는 거의 모든 증상과 패턴이 평균적인 상태와 유사했다.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3개월, 즉 100일 정도 되었을 시점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 그때가 가장 신체적으로도 힘들고, 산모도 변화된 삶을 받아들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육아는 처음 1년이 가장 힘들고, 돌이 지나면서 조금씩 편해진다는 것이 대부분 엄마들의 이야기다.

처음 산모에게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현실적, 실제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적 지지는 물론이다.
시간이 지나 증상이 더 심해지면, 이때의 증상이 단순히 우울감, 피로감, 무기력감 정도인지, 아니면 자살충동, 이상한 생각들, 망상, 환청 등을 동반하는지 살펴야 한다.
산모가 평소와 달리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것 같다면 산후정신병으로 진행될 확률도 있기 때문에, 급하게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빠른 치료와 가족의 지지를 통해 출산, 육아, 가사노동으로 인해 지칠대로 지친 산모가 하루 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초기의 대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월하게 치료되는 경우가 많으니, 큰 걱정을 앞세우기 보다는 편안하고 가볍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